[블로그파업]우리의 진정한 적은 한나라당이다.

"살아남읍시다."

 올해 가장 많이 들려오는 말인 것 같다. 하청업체 사장들을 불러놓은 자리에서, 구조조정을 하는 회사에서, 언론노조파업을 하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문장을 말한다. 마치 "식사 하셨습니까."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와 같은 표현처럼 "살아남읍시다."는 2008년의 인사어가 되어버렸다. 어째서 "살아남읍시다."가 곳곳에서 나오는 것일까. "부자되세요."보다도 더 슬프고 처절한 말이 한국에서 울려퍼지는 것일까.

 1년 전 대선이 끝나고 난 뒤 이제는 경제대통령이 경제를 구해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박정희 향수를 가지고 있었던 어르신들의 꿈이 이루어졌고 다들 행복한 다음 해를 기약했던 한국의 분위기와는 너무나 다른 현실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 것일까. 누군가는 말한다. '세계가 힘드니 한국도 힘든 건 마찬가지지.' 그러면서 덧붙힌다. '이렇게 힘들 때 대통령을 도와야지. 지금 이렇게 싸우면 결국 다 죽는다. 싸우는 건 미친짓이다.' 또다른 누군가는 정반대로 말한다. '한국이 이렇게 된 건 다 대통령때문이다. 우리는 속았다. 경제를 살리는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해서 뽑아주었더니 경제를 말아먹는 경제대통령이 나왔다.'

 이렇게 힘든 시기의 원인은 제각각 다르게 분석하지만 힘든 건 모두 똑같다. 한국은 왜 이렇게 되어버렸는가. 누군가가 내게 묻는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선택한 것이다.'라고. 물론 금융위기와 같은 외부적 영향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를 비롯한 세계의 유명 언론과 연구소들은 세계불경기를 이미 2006년 하반기부터 예고를 했었다. 단지 한국 언론과 정치인들과 기업들이 펀드로 돈을 벌 수 있다는 낙관적인 장밋빛 미래를 말했을 뿐이다. 지금의 대통령은 후보 시절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코스피가 3000이 넘을 것이라고 하고 7% 경제 성장률을 약속했다. 다들 불경기를 예상할 때 장및빛 미래를 약속한다는 것은 국민들을 속일려고 하지 않았으면 자신 역시 몰랐던 것이다. 대통령 후보가 국민들을 속일려고 했다면 자질은 이미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불경기를 생각하지 못했다면 더더욱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은 미달이다.

 속았든 속지 않았든, 이명박이 좋았든, 노무현이 싫어서든 여러가지 이유로 이명박에게 몰표가 갔고 덕분에 이명박은 대통령이 되었다. 그 뒤 몇달 안지나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명박 행정부를 감시, 견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국민들은 뉴타운 개발과 같은 미끼에 한나라당을 찍었고 과반수를 넘어 3분의 2를 넘는 거대한 정당으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몇개월이 지난 지금. 우리들은 새롭게 다가오고 있는 2009년의 신년 인사를 '살아남읍시다.'로 한다. 몇 년전의 "부자돼세요."라는 신년 인사가 나왔을 때 자본주의의 폐단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슬한 기분이 들었는데 이제는 너무나 처절하게 들린다.

 선거는 이 나라의 정치에 참여하는 기본이자 우리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을 뽑는 선택이며 정치는 이 나라에서 일어나는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이 나라의 운명을 만드는 가장 중대한 것이다. 지금 이 현실은 우리가 선택한 자들이 만들어둔 것이며 결국 이렇게 만든건 우리들이 그들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통령이 등장한지 1년이 지나가자 사람들은 슬슬 자신들의 업보를 깨닫기 시작한다. '내가 속았다'라는 말부터 '하지만 그 중에 인물이 없었지 않았느냐'며 자신의 선택에 대해 항변을 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의 말에서 빠져있는 것이 있다. 국회다. 다들 알다시피 지금 한국의 정치시스템은 대의민주주의다. 이명박 대통령은 물론 힘들겠지만 4년만 있으면 영원히 안 볼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만 바뀐다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정말 순진한 발상이다. 정책과 정치인을 생산하는 한나라당에게 계속해서 권력을 준다면 제 2의 이명박, 제3의 이명박과 우리가 전혀 바라지 않는 정책과 법안들이 나올 수 있다. 진정 중요한 것은 한나라당이다.

 우리가 국회의원만이라도 충분히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도록 선택을 했더라면 오늘과 같은 현실은 나타나오지 않았다. 국회의 임무는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행정부의 독제를 견제하는 것이다. 헌법을 개정할 수 있는 3분의 2석에 약간 못미치는 거대 정당 한나라당의 임무는 대통령을 따르고 충성을 바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의견을 이행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과연 172명의 국회의원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은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가.

 아니다. 결코 아니다. 그들은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들 자신과 그들을 지원하는 자본세력의 이익을 위할뿐이다. 그들이 한 일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그들이 한 것은 미국과 잘못된 쇠고기 협상을 그대로 밀어붙였고 강남부자들에게 거둬야 할 세금을 없애버렸다. 그들은 이번 국회에서 말고 그 전에 한일은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사학법과 친일파를 청산하고 국가가 과거에 저지른 잘못을 사과하는 역사법을 사실상 죽여버렸다. 자신과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통령까지 몰아내려고 하며 민주주의를 흔들었다. 또한 그들이 왜 권력을 빼앗겨버렸는가. 그들이 여당이던 시절 94년 북핵위기 때 미국과 북한이 사실상 전쟁 직전까지 왔음에도 아무런 대책이 없는 무능력을 보여주었으며 외환위기까지 불러왔던 정당이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그들에게 계속해서 기회를 주었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거대한 권력을 가지게 되었다.

 국민들이 준 권력으로 그들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자신들의 부끄러운 과거를 지울려고 역사를 바꾸고, 미래의 자신들의 정치세력을 키우기 위해 교육을 바꾸고, 그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입막으러 언론을 자본세력에 넘길려고 한다. 그들은 언론을 자본세력에 넘기면서도 시대가 어느 시대인데 비판의 목소리를 입막을 수 있겠느냐고 항변한다. 그러면서 미네르바 사건에서 보았듯이 자신에게 비판을 거는 네티즌을 국정원을 동원하여 입을 막으라고 협박한다. 그뿐인가. 그들을 찍어준 국민들을 좀 더 쉽게 관리하고 감시하기 위해 핸드폰 도청을 허가하는 법안을 만들고 국민들이 분노로 인해 거리로 나왔을 때 곧바로 처벌할 수 있게 할려고 한다.

 이런 그들에게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좌파이고 빨갱이며 반국가주의적인 인물들이다. 그들이 원하는 미래는 우리가 원하는 미래가 아니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막장으로 갈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아직도 그들을 지지하기 때문이다. 언제나 한나라당은 정당지지율에서 부동의 1위였다. 언제나 국민들이 그들을 강력하게 지지해주기 때문에 그들은 더 이상 국민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들이 눈치를 봐야 할 존재는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자신들의 공천을 허락해주길 바라며, 대통령에게 충성 경쟁만을 한다. 대통령을 견제해야 할 국회의원들은 어느새 대통령이 원하는 것을 위해 언제나 앞장서는 존재들로 바껴버렸다. 우리는 그들에게 그 권력은 대통령이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주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 
 


 보통 국민을 무서워할 줄 아는 여당이라면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모습을 만들어내진 않았을 것이다. 대통령을 견제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그런 정당이 아니다. 자신들의 이익과 부자들의 이익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쳐 싸울 것이다. 한나라당의 과거에서 알 수 있듯이 자신들이 불리한 상황에서는 몸을 숨기고 안 그런척 하지만 기회가 생기는 순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만약 우리가 그들의 행적을 또다시 잊어버린다면 자본세력들은 매스컴을 통해 그들을 칭송할 것이고 어느 순간 영웅으로 바꿀 것이다. 한나라당이 재벌과 잘 사는 사람들을 위한 정당임은 대한민국에서 정치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들을 지지하는 이유는 그들이 결국 자신들도 잘 살게 해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기대는 영원히 기대로만 남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국민를 위한 정당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국민의 진정한 적이다.

 지금 우리는 아주 중대한 기로에 서있다. 자칫하다간 우리들의 언론과 교육과 역사와 자유와 민주주의를 빼앗길 수도 있다. 다른 정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배수진을 치고 그들을 막고 있다. 누군가는 배수진을 치는 다른 정당 국회의원들을 욕하고, 타협을 하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들의 소중한 가치들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것들이다. 그것들을 지키기 위해 싸워야 한다면 싸우자. 함께 싸워 지켜내자. 모두 살아남길 바란다.

by Contender | 2008/12/29 20:49 | Economic&Political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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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Zihuatanejo at 2009/01/02 20:36

제목 : 한나라당을 찍는 이유
그 어느 때보다 시끌시끌하게 새해를 맞이한 것 같다. 성스런 영역이라 여겨졌던 보신각 타종마저도 정치적 논쟁에 휩쓸리게 되었고, 이런 정치사회적 갈등을 흡수, 대리해야 할 국회는 해를 넘겼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파국의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회는 마비상태이고, 시민들은 자신들의 손으로 직접 뽑아준, 임기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대통령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계절마다 벌이고 있다. 또 생각해보면, 국회가 마비될 수밖에 없도록 거대 여당을 만......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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