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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의 딜레마 경제읽기

    2000년대 초반 미국에서 발생한 IT버블을 다룬 쉴러의 '비이성적 과열'는 어떻게 거품이 생겼는지에 대해 여러가지 이유를 분석한다. 개인적으로 여러 이유 중 가장 흥미롭게 본 것이 정보의 불일치 부분이었다.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경기가 호황이 될 것이라고 보며 기업 대다수들을 매수로 추천했다. 이렇게 매수로 추천하는 비율은 급격하게 상승해 나중에는 70%대까지 되었다고 한다. 기업 평가에 대한 인플레이션이 생겨버린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점차 중립적인 입장에서 "주식은 오른다 믿어라"라고 외침은 광신도 사제와 같이 되었다 이들의 행동은 시장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고 그것은 it버블과 같은 비이성적 거품이 생겨나는데 기여했다.

    지난 8월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켰을 때 전 세계의 금융시장은 커다란 패닉에 빠졌고 미국은 분노를 했다. 이것에 대해 여러가지 비난들이 쏟아졌다. 폴 크루그먼같은 경우는 신용평가사는 미국을 과연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했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이 된 서브프라임과 연계된 CDO, CDS 등에 대해 AAA등급을 부여함으로써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면서 파생상품에 대한 거품을 키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기가 점차 심각해지고 리먼 브라더스와 같은 기업들이 파산되기 직전까지 이들 기업들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않고 그대로 높은 신용등급을 유지시켰다.

     이런 비난들을 의식해서 일까? 아니면 2008년 금융위기로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일까? 2011년 신용평가사들은 2008년과 다르게 상당히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유럽과 일본 등의 평가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이다. 올해처럼 여러 국가들과 기업들이 동시에 신용등급이 강등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하다. 얼마 전 미국의 슈퍼위원회가 미국의 재정적자 감축에 대한 합의안을 만들어야 하는 목표를 실패했다. 많은 언론들은 이것을 슈퍼 실패(Super Fail)이라고 불렀다. 지난 8월에 이루어진 합의안에 따르면 이것이 실패할 경우 그 이전에 합의안대로 국방비, 메디케어 등에서 자동적으로 예산을 줄이는 자동감축안이 실행된다. 그러나 오바마는 이것을 거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국회가 늦더라도 감축에 대한 합의를 만들도록 할 것이라고 했지만 극단적인 갈등을 보여주고 있는 국회가, 특히 세금에 대해 극단적인 거부감을 보여주고 있는 아주 강경한 공화당이 민주당과 합의를 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보인다.

    S&P는 만약 슈퍼위원회가 제대로 합의를 이루지 않는다면 다시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키겠다고 지난 8월부터 경고를 해왔다. 그러나 막상 합의 실패가 드러났을 때 그들은 자동감축안이 있기 때문에 신용등급을 강등시키지 않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자동감축안이 제대로 실행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그들도 알면서 말이다. 이렇게 신용평가사들은 미국에 대해서는 여전히 너무나 신중하다.

    물론 신용평가사들이 미국에 대해 신중할 수 밖에 없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로 지난 8월 S&P는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시킨 후 국회로부터 소환을 받고 주정부 등으로부터 거래가 중단되는 등의 여러가지 정치적, 경제적 보복을 당했다. 결국 그 회사의 대표 이사는 사임을 했었다. 동시에 미국의 등급을 강등시킬 때 생기는 금융시장에 대한 파장이 너무나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그들도 어떻게 평가를 해야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결국 그 정답은 제대로 된 정보를 공유시키는 것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난 8월 IMF 총재 라가르드는 '유럽의 경제 위기는 아주 심각하며 유럽 은행은 재자본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중앙은행장들의 모임에서도 같은 것을 반복해서 말하며 위기의 심각성을 전달했다.

    유럽의 지도자들과 은행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어리숙한 정치인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미숙한 정치 판단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은행들은 괜찮았는데 그녀의 발언으로 자금들이 이탈되고 있다는 등 그녀에 대한 여러 비난의 화살들이 날라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의 행동은 결국 올바른 것임을 드러났다. 시장은 그녀의 말로 위기에 대해 완전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위기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예상치 못하는 상황에서 급격하게 발생하는 어떤 충격으로부터 발생한다. 지난 리만 브라더스의 갑작스러운 파산과 그 결과가 그것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금융 위기를 경고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무척 힘든 고통을 겪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에는 더 큰 잠재되어 있는 위기를 막는데 도움을 준다. 만약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에 대해 충분한 경고가 시장에서 이루어졌다면 물론 그 당시에는 힘들었겠지만 우리가 경험했던 2008년의 최악의 상황은 피해갈 수도 있었다. 

    같은 논리에서 보자면 라가르드의 발언은 이런 갑작스러운 충격을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라가르드 총재와 비교해 현재의 신용평가사들이 그들이 해야하는 역할들을 충분히 잘 하고 있는지는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그들의 신용등급 평가는 점차 너무나 정치적으로 되어가고 있으며 그 결과 이들의 판단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비교하자면 빨간불을 표시해야 할 때 여전히 신용평가사들은 녹색 혹은 주황색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세계 경제는 나날히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으며 1930년대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평사들이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는다면 결국 시장에게 잘못된 정보와 기대를 주는 것밖에 되질 않으며 이것은 결과적으로 시장을 더욱 비이성적인 상황으로 만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08년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과 같은 갑작스러운 충격이 생길 경우 시장은 그 어떤 정보도 믿을 수 없는 아노미 상태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의 경제상황은 나날히 악화되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워싱턴이 이런 위기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는 의지와 능력이 가지고 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슈퍼 위원회의 슈퍼 실패는 이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과연 트리플 A라는 신용등급을 가질 자격이 되는가? 이에 비해 중국의 신용평가사 다궁은 지난 8월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국보다 낮은 A로 강등시키고 추가적으로 더 낮출 수도 있다고 경고 했다. 이런 다궁과 다르게 이런 말도 안되는 신용등급을 부여하고 유지시키는 3대 신용평가사들은 지금처럼 시장에게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를 준다면 그들의 존재 이유는 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다궁과 같은 그들을 대체할 새로운 신용평가사들이 그들을 대신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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